Pain science와 diagnostic image
지난 스터디때(아마 광주에서) 언급했던 내용입니다만, 저는 x-ray와 MRI에 결과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그 이유로는
1. 이미지상 결과가 나타난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저는 물리치료사이며 의사가 아닙니다. 구조적 문제 자체를 해결할 이유도, 방법도 없습니다.
2. 이미지상 나타난 결과와 환자의 증상이 언제나 일치하는것은 아니라는 결과는 이미 많은 연구들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를 볼 때 환자의 증상에 더욱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속상한건 이미지 결과 자체가 환자의 통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영상진단의 신뢰도에 관한 연구들이 매년 쏟아져도 환자들은 이를 알 수 없으며 시각적 자극이 주는 임팩트가 생각보다 굉장히 강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무릎통증환자가 왔습니다. 몇 년 전 축구를 하다가 통증이 생겼고 가끔 통증이 있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였는데 최근에 무리한뒤로 통증이 생겨서 정형외과 의사를 찾아갔으며, 연골손상이 의심되어 MRI를 찍었습니다. MRI상 내측 연골이 찢어졌으며 찢어진 연골 조각 하나가 무릎관절 내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연히 OS doctor는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다른 의사 두 명을 더 만나보기로 하고 수술전까지 근력강화를 하면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를 들은 상태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왔으며 저를 보았습니다.
History taking시 몇 년 전 외상외에 큰 문제는 없었고 요즘들어 무리한 뒤로 통증이 약간 더 생겼다고 합니다. 걷는것은 괜찮으나 계단을 내려올 때 약간의 통증, 그리고 갑자기 방향을 바꿀때 약간 불편한 느낌이 있으며,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균형을 잃게되는, 또는 심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잠기는 듯한 연골성 giving way sign은 없었습니다. 시진시 어떠한 부종이나 열감도 없었죠.
평가가 끝나고 환자에게 얘기했습니다.
“ 수술 안해도 될 것 같는데? “
“말도안돼. MRI 찍어보니까 무릎관절안에 조각난 연골이 떠다니고 있데. 그래서 아픈거고. 의사가 관절경으로 빼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어”
통증은 해부학적 구조물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최종적인 권한은 brain에 있습니다. 영상진단적 이미지는 brain이 통증을 느끼는데 강한 영향을 줄 수 있구요.
환자와 거래를 하나 제안했습니다. Knee와 hip에 대한 joint mobilization과 Hip jt stability ex를 한뒤에 보행과 계단을 오르내리는게 조금 편해진것을 확인한 뒤였습니다.
의사 두 명정도를 더 보고 수술을 결정할 거라고 해서 2-3주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오늘 했던 운동을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해보고 증상이 어떤지 그것만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2주 정도 뒤에 다시 찾아온 환자에게 물어봤습니다.
“무릎은 좀 어때?”
“통증이 많이 좋아졌어. 이제는 아프지 않아.”
“그럼 생각해보자. 지금 MRI를 찍으면, 무릎안에 있는 연골조각이 없어졌을까?”
물리치료가 다른 방법보다 낫다를 말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물리치료사는 영상진단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를 주장하는것 역시 아니구요.
이미지는 우리의 환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떠한 움직임에서 통증을 호소하는지, 환자의 근력이 어떤지, 얼만큼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리치료의 정의는 인체의 움직임이며, 우리는 인체의 움직임을 평가하고 고민해야 하구요.
그냥 영상진단학적 이미지와 통증에 대한 생각을 저는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를 두서없이 얘기해보았습니다.
#찢어졌으니_꼬매면된다와_같은
#구조적접근방법에_기인한_수술은
#의외로_강한_위약효과를_가지고_있을지도모릅니다
'Clinical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깨 통증시 감별진단 (0) | 2020.10.10 |
---|---|
운동, 치료 중 통증이 생길경우 (0) | 2020.07.04 |
앉기가 정말 나쁜것일까? (0) | 2020.05.26 |
맥길박사가 주장하는 허리 굽힘(Lumbar flexion)은 과연 허리에 좋지 않은 동작일까? (0) | 2020.05.26 |
허리통증에 대한 공통 의견 (0) | 2020.05.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