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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골반 통증

허리 신경뿌리병증(Lumbar Radiculopathy)에 대한 감별진단

by Dr. Ji 2017.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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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니는 클리닉 분점이 다섯 개라서, 주중에 목요일만 월가쪽에 있는 병원으로 갑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전담으로 보는 환자가 다른 클리닉보다는 적은데, 이 월가에 주 2-3일 정도 오는 PMR doctor가 컬럼비아 의대를 졸업한 아주 똑똑한 선생님이세요. 같은 아시안 이기도 하고 나이도 서로 비슷해 보여서 다른 분들보다는(?) 좀 더 살갑게 대해 줍니다.

 

오늘 이 병원 오피스 매니저가 특정 환자에게 목요일에만 오는 제게 치료를 한 번 받으러 오라고 해서 그 환자를 보게 되었는데, 어라? 제가 두 달 전 초진을 본 환자네요? 거기다 더 불행한건 이 PMR doctor가 출산으로 인해 땜빵으로 온 닥터가 이 환자의 medical screen을 했다는 것이죠.

 

두 달 전 initial eval시 다리를 절면서 왔습니다. 왼쪽 다리 뒤쪽이 저려서(분명히 저에게 numbness라고 표현을 했어요), 걷는것 자체가 힘들다고 호소했었죠. Medical Dx는 당연히 lumbar radiculopathy.

 

문진시 여러가지 질문을 했는데 이상했던건, 허리통증이야 사실 굉장히 흔한 것이기도 하지만, 허리통증은 가끔 뻐근할 정도지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정도는 아니였고, 다리 통증이 제일 심해질때는 앉아있을때가 아닌 앉아서 일어날 때와 걸을때 더 심해진다고 했습니다. 그 때 당시 다리 뒤쪽 문제는 일주일 전에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생겼다고 합니다.

 

허리를 구부릴때도 다리 뒤쪽에 통증이 생겼고, SLR은 말할것도 없이 양성, 특히 40도에서 통증이 생겼습니다. 30분 동안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봤는데 딱히 답이 안나왔습니다. 당연히 repeated movement test또한 loading과 direction을 바꿔가며 다 해보았지요. 

 

Gait pattern이 완전히 망가질 정도로 다리를 절어서 weight bearing에서 근력 테스트는 할 생각도 못했고, 이걸 irreducible derangement로 보기도 사실 힘들어서(위에서 언급한대로) 30분간 삽질을 한 뒤에 다시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다리가 그냥 아프기 시작하기 전에는 뭐했는지 기억나요?"

 

"일주일 전 쯤 잠을잘 때 유난히 더워서 이불을 걷어내려고 뒤척이는데, 왼쪽 hamstring에 갑자기 muscle spasm이 심하게 왔어요. 어떻게 풀고 다시 잠을 잤는데 그 다음날 너무 아파서 아빠가 마사지를 해줬는데, 그 다음 날부터 걷지도 못할만큼 아프기 시작했어요."

 

하하, 다들 브릿지 운동하다가 hamstring에 쥐난 경험 있으시죠?ㅠㅠ hip stabilizer가 약하다면 더욱 더ㅠㅠ

 

당연히 hamstring에는 tenderness가 있었으며, isometric contraction test시 통증과 함께 근력의 감소를 발견했습니다. 문제는 medical doctor의 Dx인 lumbar radiculopathy밖에 없었습니다. Knee flexion 근력검사만 해봐도 이렇게 삽질을 안했을걸.

 

시간도 소득없이 많이 소비했고, 바쁘기도 하여 self hamstring stretching과 clam ex 두 개 주문하고, 치료는 와서 꾸준히 받고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오세요 하고 보냈습니다. 당연히 initial chart에 언급도 해놨구요. 하지만 그 다음주 목요일에 follow up이 되지않아 기억에서 잊혀졌다가 두 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그것도 매니저 때문에 다시 보게 됐습니다.

 

두 달 간의 변화는 크게 없이 아직도 다리는 절고 있으며, EMG검사시 큰 문제점이 나오지 않아 MRI까지 찍어봤는데 전혀 상관없는 level의 bulging disk가 있었으며, surgeon이 이걸 수술을 해야된다고 하여 수술을 하네마네 하는 상황에서 저를 보았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Hamstring에 대한 soft-tissue mobilization, sciatic nerve mobilization과 hip jt strengthening뒤에 통증을 어느정도 떨어뜨려 놓고 다음주 목요일엔 꼭 보자고, 그리고 허리엔 문제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보냈습니다. doctor에게도 언급은 해놨는데 뭐, 

 

" 환자가 좋아졌으면 된거아냐?^^ " 라고 하네요.

 
아니 그러니까 본적도 없는 disk 진단을 받은 환자가 follow up때 PT는 hamstring 문제라는데? 라고 말하면 나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얘기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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